[자유 게시판] 운이 개인의 운명과 인류의 역사를 바꾼 사례

노력과 운의 환상적인 콜라보

노력과 운에 대해 간략하게 작성한 지난 포스팅에서 하지 못했던 운에 대한 사례들을 조금 더 소개드려보고자 합니다. 열거하자면 무수히 끝도 없는 사례들이 있겠지만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몇가지 사례들만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운의 위력에 대해서 실감해 보시길 바랍니다.

유튜브 창업자, 카드 돌려막기와 억만장자 사이를 오가다

스티브 첸, 자웨드 카림, 채드 헐리 세 사람은 당시 1) 텍스트와 이미지 시대를 넘어 동영상 시대가 올것으로 내다봤고, 2) TV에서 방영하지 못하는 쓰나미 영상이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것을 보면서 UCC 시대임을 느꼈고, 3) 컨텐츠 소비자가 생산자를 겸하는 프로슈머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셋은 의기투합해서 동영상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이용자들이 사이트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공유기능 덕분입니다. 동영상에N'공유' 버튼을 추가해서 동영상이 외부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에 붙어서 돌아다니도록 만들어서 트래픽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역폭 문제가 커지자 서버를 수십대로 늘렸습니다. 하루 100만 건 정도의 동영상이 업로드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유튜브는 하루에 1억 건이 넘는 영상이 업로드되었습니다. 서비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시대는 이들의 부름에 응답을 했습니다.

서비스는 날로 성장했지만 별다른 수익원이 없었습니다. 엄청난 서버 비용과 회선 비용을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창업자들은 카드 돌려 막기로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그렇다고 서비스를 이대로 없애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이들은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서비스가 더욱 인프라가 좋은 회사의 품에 안겨서 쭉쭉 성장하기를 바랐습니다.

벼랑끝까지 온 상황에서 유튜브는 야후, 구글과 매각 협상을 했습니다. 구글에 성공적으로 2조 원 정도를 받고 매각에 성공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2년전인 2006년의 일이고 매각은 에릭슈미트와 창업자들이 만나서 거의 즉흥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유튜브는 막대한 트래픽과 스토리지 비용으로 2009년까지도 연간 5,000억 원의 적자를 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유튜브 때문에 구글이 무너질것이라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스티브 첸과 친구들의 노력 : 전재산을 걸었음, 회사에서 숙식해가며 코딩했음, 시대의 흐름을 포착하고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함, 카드 돌려 막기를 하면서도 서비스를 이 악물고 키움 등
스티브 첸과 친구들의 운 : UCC, 웹2.0, 소셜미디어, 웹 동영상 시대가 열리고 있었음, 구글의 에릭슈미트 회장을 만나서 점심을 같이 먹었고 회사 매각에 대해서 합의함 등

한국인 박지현씨, 유튜브를 창업한 억만장자와 결혼하다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제이미(Jamie)라고 불렸던 한국인 박지현씨는 월급쟁이에서 순식간에 억만장자의 아내로, 샌프란시스코 상류 사회의 구성원으로 합류하게 됩니다.

유튜브 홍보 행사차 한국을 방문했던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은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박지현씨에게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이후 스티브 첸은 청혼을 했고 박지현씨는 수락하여 공식적인 부부가 됩니다.

박지현씨의 노력 : 열심히 공부해서 연세대학교에 들어갔음,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음, 구글코리아에 입사했음, 유튜브 마케팅 업무를 열심히 했음 등
박지현씨의 운 : 부모님께서 스티브 첸의 이상형으로 태어나게 해주심, 스티브 첸이 억만장자일때 만남, 스티브 첸이 구글코리아에 왔을때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음 등

테무진 vs. 자무카

초원 통일을 앞두고 테무진과 자무카는 일전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테무진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만 자무카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은데, 자무카는 테무진이 몽골 초원을 통일하기전에 존재하던 최고의 전사이자 전략가였습니다. 싸움으로는 초원에서 자무카를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미 전투 능력만으로 스무살도 되기전에 자신의 세력을 만든 전쟁 천재였습니다.

테무진과 자무카는 안다(의형제)를 맺은 최고의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자무카는 테무진의 장단점을 꿰고 있었습니다. 초원통일을 앞둔 중요한 전투(나이만과의 전투 이전)에서 테무진보다는 자무카가 이길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컴컴해진 하늘에 천둥번개가 내리치면서 비가 내리고 바람이 테무진에게 유리하게 불기 시작했습니다. 테무진군의 활은 원래보다 더 멀리 날아갔고 자무카의 군은 맞바람을 안고 싸워야했습니다.

테무진은 날씨의 도움으로 자무카에게 승리하였습니다. 초원을 통일하고 징기스칸은 역사상 두번째로 영토가 넓은 제국을 만들어나갑니다.

테무진의 노력 : 가급적 사람들을 죽이지 않으려고 했음, 적군이라도 포용하려고 했음, 여러 최악의 상황에서도 늘 좌절하지 않았음, 사람들과 신의를 지키려고 노력했음 등
테무진의 운 : 여러 죽을고비마다 절묘하게 살아날 기회와 행운이 따랐음, 어린 시절에 자무카를 만나서 대번에 자무카군의 2인자로 올라섬, 자무카와의 마지막 일전에서 날씨의 큰 도움을 받음 등

한국전쟁 덕분에 부도를 코앞에 두고 살아난 도요타자동차

태평양 전쟁 패전 이후 일본은 공장도 제대로 돌릴 수 없을 정도로 나라 전체가 망가진 상태였습니다. 도요타자동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직원들의 대규모 파업까지 겹쳐서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습니다.

그런 위기의 와중에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합니다. 미군은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에 군용트럭 제조를 요청합니다. 이때부터 도요타자동차는 극적으로 회생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도요타자동차뿐만 아니라 일본의 산업 전체가 한국전쟁 특수를 등에 업고 고도 성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전후 복구도 하지 못하던 나라가 한국전쟁 특수로 살아난것입니다.

당시 미국은 이미 자동차 생산력이 엄청난 나라였습니다. 1949~50년대에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력은 하루 50대도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포드가 하루에 8,000대를 생산했던 걸 생각하면 미군이 직접 군수품을 생산했어도 되었습니다. 단지 지리적으로 미국 본토는 멀고 일본은 전장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미국이 일본에 자동차 생산을 의뢰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공산진영에 맞서고자 일본을 경제적으로 발전시킬 전략적 구상도 있었습니다.

도요타자동차의 운 : 부도직전에 한국전쟁이 발발해서 특수를 누림,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웠음, 미국이 정책적으로 공산주의를 막는 역할로 일본을 필요로 했음

히틀러의 입학을 거부한 비엔나 미술학원

히틀러는 1903년 아버지의 사망, 1905년부터 비엔나의 고아원의 손에서 자라납니다. 히틀러는 미술가로 살아가길 지망했습니다. 그는 당시 가장 저명한 미술학교 중 하나였던 비엔나 아카데미에 두번이나 지원했지만 모두 낙방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 선생들로부터 인격 멸시를 당했다는 카더라도 있습니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이때 히틀러가 비엔나아카데미에 합격을 했다면 역사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히틀러의 행운에 따른 카더라가 하나 있는데, 통신병으로 근무하던 시절에 영국 육군 소속의 헨리테디 이병은 히틀러를 사살할 수 있었음에도 그냥 지나쳤다고 합니다.

인류의 운 : 비엔나아카데미에서 히틀러의 입학을 허가해주었더라면..?

페이스북의N'알수도 있는 친구' 기능, 신문의 박스기사..

지인의 이야기입니다. 10년 넘게 연락도 없었고, 학창시절에도 별로 친하지 않았던 이성친구. 이 이성친구를 페이스북이 추천해주는N'알수도 있는 친구' 목록에서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N'잘 지내냐?'고. 이렇게 화면의 한 구석에서 우연히 만난 이둘은 이후에 결혼을 해서 부부의 연이 됩니다.

이 커플의 사례 뿐 아니라 수 많은 우연한 인간관계가 PC통신과 인터넷 세상 안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에서 만나서 결혼하는 커플들도 자주 보았습니다.

어떤 큰 부자는 신문지상의 작은 박스기사 하나를 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떠올려 해당 기업에 투자를 시작해서 큰 부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를 스쳐가는 작은 무엇하나가 우리의 삶과 운명 자체를 바꾸는 경우는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버핏과 멍거의 만남, 김택진과 송재경의 만남 등 우연한 만남을 통한 시대의 변혁도 많이 목격합니다.

시간, 운명, 역사는 모두 아날로그.. 그리고 운과 불운의 연속

작은 범주에서 개인의 운명, 큰 범주에서 역사, 그리고 더 큰 개념으로의 우주에서의 시간의 흐름은 모두 아날로그적입니다. 아날로그는 끝없이 흐릅니다. 흐름은 운과 불운의 지속적인 반복을 타고 갑니다. 그리고 운과 불운도 우리 시각에서의 기준일 뿐 우주적인 시각으로보면 중립입니다.

지구가 폭발하면 인류에게는 불운이지만 우주 전체적으로는 자연 생리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운과 불운은 우리 인생에서 중요하지만 운을 특정할수는 없습니다. 제가 등산을 하다가 돌을 밟고 넘어져서 허리를 다쳤다면, 그 피해는 평생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운을 정의할 때N'돌을 밟은 행위'에만 둘수는 없습니다. 1983년에 제가 태어나서 움직여왔던 모든 요소들과 그 자리에 산이 생성되었던 수억년간의 요소, 그리고 하필 거기에 돌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요소를 모두 곱하면 운과 불운의 발생 확률은 0일수도 있고 무한대일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운이나 불행같은 요행에 너무 목숨을 걸며 살 필요는 없다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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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첸과 그의 아내 제이미 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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