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시간이 투자자의 적으로 변할 때

"가장 강력한 두 전사는 인내와 시간이다." - 레오 톨스토이

“훌륭한 리더십은 지속적으로 변화를 구하는 것이다. 뛰어난 리더는 항상 실패에서 기회를 찾고, 항상 성공에서 개선을 추구한다. 여기서 핵심은 인내심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장기적인 번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와사키 야타로

일본의 전국 시대는 대략 15세기 중반부터 시작되어, 1603년 세키가하라 전투로 끝이 난다. 이 시대에 일본은 다이묘라는 여러 지역의 강력한 지도자들이 서로 지도자(쇼군)이 되기 위해 싸우면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그중에서 훌륭한 군대 지휘관이자 현명한 행정가였던 다케다 신겐이 유력한 후보였다. 그는 분명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그는 오다 노부나가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대결해야 했다. 이들이 결국 그를 파멸로 몰고 갔다. 출처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한 가신이 그에게 열심히 노력한 끝에 그 지역의 영주가 된 한 왕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 왕자는 건물을 지었다 부수고, 전쟁을 치르고, 다시 재건하고를 반복했다. 왕자는 단순하게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면, 자연스럽데 인구가 늘어나고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기반 시설을 더 많이 건설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될 거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하지만 왕자가 그렇게 하는 동안 가장 큰 자산을 잃어버렸다. 바로 시간 말이다. 신겐은 가신이 들려준 이야기의 핵심을 바로 알아차렸지만,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그의 5년 만에 그의 기반과 가족은 사라졌다.

많은 투자자들이 신겐의 눈을 통해 투자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투자자들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있는 것은 손해이며, 투자 성공으로 나가는데 늦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 따르면, 가만히 있는 것이 더 좋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는 편이 비용을 줄여주고, 복리가 마법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며, 투자자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즉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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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중요한 이유

시간은 아주 놀랍다. 가장 강력했던 해자라도 시간이 흐르면 무너지기 마련이다. 가장 독점적인 기업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자리에서 내려온다. 어떤 가장 강력한 제국, 가장 강력한 군대, 가장 폭력적인 폭군도 시간을 뛰어넘을 수 없다. 세계의 여덟 번째 불가사의인 복리 효과의 형제가 바로 시간이다. 시간 없이는 복리 효과가 발휘될 수 없고, 번영할 수도 없으며, 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 없다. 또한 투자자의 모든 무기 중에서 가장 저렴한 자산이 시간이다. 시간은 비용이 들지 않으며, 자아도 없고, 우리와 다투지도 않으며, 투자 여정의 전 과정에서 조용하고 단순한 동반자 역할을 한다.

뛰어난 기업은 시간을 자산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기존 자본을 수익성 있는 곳에 배치해 성장한다. 자본 이익률이 가중 평균 자본 비용보다 훨씬 높은 기업이 훌륭한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고, 투자자라면 이런 기업을 찾아야 한다. 이런 기업은 이를 자본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에 결합하고(그에 따라 성 같은 대차 대조표를 만들고), 장기적인 수익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다. 수익성 성장과 강력한 대차 대조표로 수십 년 동안 생존하고 번영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

시간은 투자의 적?

시간은 투자의 적일까? 다케다 신겐과 마찬가지로, 경쟁사의 등장에서 규제 승인에 이르기까지, 시간은 대기업들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매 분기 투자한 기업이 발표하는 보고서를 통해, 시간이 그 기업의 경쟁력을 얼마나 갉아먹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변화가 감지되면, 이전의 판단은 제쳐두고, 변화를 바탕으로 현시점에서의 가치를 다시 평가해 봐야 한다.

투자 자본 이익률 하락

첫 번째 항목은 경영진이 자본 배분을 잘 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투자 자본 이익률(ROIC)은 기업이 부채와 자본 투자에 지출한 평균 비용 이상으로 창출한 이익의 규모를 보여준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지속하려면, ROIC가 가중 평균 자본 비용을 크게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ROIC가 하락한다는 것은 경영진이 가장 중요한 곳에서 눈의 뗐다는 신호일 수 있다. 수익성 있는 투자 기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경쟁사가 나타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거나, 단순히 위험한 사업에 투자해 불행한 결과를 얻었을 수도 있다. ROIC는 서서히 하락할 수 있다. 이사회와 경영진이 계속해서 ROIC에 주목하게 만든다면, 해당 기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2013년 2월 맥킨지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이사회 구성원 중 ROIC가 기업의 중요한 가치 동력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비율은 16% 미만이라고 한다. ROIC가 강력한 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잉여 현금 흐름 이익률 하락

잉여 현금 흐름 할인 모델을 사용하여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가치 투자자라면, 잉여 현금 흐름이 가장 중요한 마진 수치 중 하나다(매출총이익률 또는 매출순이익률과 비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이 마르지 않고, 잉여 현금이 있어야만 미래 자본 배분 또는 투자자 수익 측면에서 경영 전략을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다. 잉여 현금 흐름 이익률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하락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제품 및 서비스 가격 결정력을 상실이다. 많은 위대한 기업에게는 고객이 일상 업무를 해나가는데 필수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가격 결정력이 있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부동산 및 손해 보험 업계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가이드와이어를 보자. (일관된 가동 시간 및 적용 범위를 유지하면서) 공급 업체를 변경하고, 시스템 하나를 제거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드는 노력은 정당화하기 어려운 조치다. 자본 지출이 크게 증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경쟁사로 고객 기반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출이 높아진 것 같은 비슷한 문제가 반영된 것일 수 있다. 잉여 현금 흐름 이익률이 크게 하락하면, 할인 모델의 가치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절대 좋은 상황이 아니다.

현금 하락 또는 새로운 부채 증가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징후는 대차 대조표에서 현금이 줄어들거나, 새로운 부채가 발생되는 것이다. 때때로 기업은 대규모 투자 또는 기업 인수를 위해 부채를 발행한다. 예를 들어, 보통 다른 기업이 수십억 달러의 단기 부채를 보유하는 것과 달리, 노보 노르디스크 같은 기업은 단기 부채가 거의 없다. 이 기업은 최근 새로운 기업 인수를 위해 부채를 늘렸다. 이후 투자자들은 인수 성공을 통해 ROIC가 높아지고, 그로 인해 대차 대조표 약해져 생긴 위험을 상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반대로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던 경우가 퀄컴이었다. 퀄컴은 자사주 매입을 위해 막대한 부채를 부담했다. 어떤 계산에서인지 관계없이, 이런 조치는 투자자 위험-보상과 관련해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조치는 단순히 부풀려진 가격으로 수백만 주의 자사주를 매수해, 스톡옵션을 많이 가진 경영진에게 부를 이전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모습을 보고 퀄컴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는 투자자들이 많다.

결론

투자 자본 이익률, 자기 자본 이익률 및 총자산 이익률이 높고, 잉여 현금 흐름 이익률이 충분하며, 경쟁력이 강한 중소기업에 투자하면, 수십 년 동안 지속해서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줄 수 있다. 과거에도 이 전략은 뛰어난 수익률을 제공했다(물론 과거 성과는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시간이 성장을 돕고, 사업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기업을 찾아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시간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해자를 무너뜨리고, 경영진을 약화시킬 수 있다. 몇 가지 핵심 척도를 계속해서 주시하는 것만이 적시에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다. 변화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변화를 반기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포트폴리오 또는 일상생활의 핵심 구성 요소 중 일부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한다. 다케다 신겐에게 물어보라.

자료 출처: Thomas Macpherson, “When Time Isn't on Your Side An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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