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암호화폐를 폄훼하는 이들은 왜 그런 것일까요? - 행동 경제학의 관점

암호화폐에 쏟아지는 많은 관심 중 가장 흥미로운 현상이라면, 강하면서도 거의 본능적으로 표출되는 부정적인 반응을 들 수 있습니다. 이것 말고 적어도 암호화폐는 여러 주제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암호화폐를 "통화"로 볼 수 있느냐, 또는 상승세를 놓치면 어쩌나 하는 마음과 그 반대의 손실 혐오 같은 다양한 심리적 문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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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암호화폐의 채택 여부나 가격 변동성을 떠나,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 은행 및 투자자 같은 다양한 그룹의 반응을 행동 경제학의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편향

인간은 크게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es)"이라고 부르는 여러가지 사고의 결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많은 정보를 동시에 다룰 능력이 안되고, 환경에 빠르게 반응해야 하며, 기억력이라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이며,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도 있습니다. 이러한 편향을 이해하면 때로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없는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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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편향(Authority bias):

(내용과는 무관하게) 권위자의 의견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하며, 그 의견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경향.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

현재 상황에 더 무게를 두는 경향. 현재의 기준(또는 현재 상태)을 기준점으로 삼으면서, 그 기준이 변하는 것을 피해라고 생각하는 것.

손실 혐오(Loss aversion):

손실과 이익의 크기가 같은 데도, 손실을 더 마음 아파 하는 경향. 5달러를 따느니, 5달러를 잃지 않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자기중심적 편향(Egocentric bias):

자기 자신의 관점에 너무 큰 무게를 두고, 현실보다 자기 의견을 더 앞세우는 경향.

금융계의 반응

암호화폐에 대한 가장 격렬한 비판 중 일부는 금융계의 최고 경영진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왜 그런지는 이해 못할 것도 없습니다. 만일 암호화폐가 태어날 때 했던 약속 중 일부라고 키지게 되면, 그 만큼이 기존 금융계의 역할에서 사라지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도 다양한 트랜잭션(지불, 대출 등)을 가능하게 해 준다고 할 때, 이는 곧 금융계의 수수료 손실로 이어지게 될 것이며, 이런 생각이 손실 혐오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금융계 관계자들의 머릿속에 손실 혐오가 자리 잡게 되면, 수수료 수입이 사라진다는 아픔이 저비용으로 금융 및 대출 서비스를 아주 대규모로 제공할 때 얻어지는 사회적 이익보다 더 크게 다가오게 됩니다.

또한,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금융계 관계자들에게 권위 편향도 작용하게 됩니다. 일각에서 세상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하는 기반 기술이 본질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간의 온라인 커뮤니티(일부는 익명으로 운영되기도 하는)에 의해 만들어진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 있는 혁신 대부분이 기존 제도권 기관들의 네트워크(은행의 엔지니어들, 대학 연구소들 등) 밖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그들에게 기술의 장점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평가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정부의 반응

정부가 암호화폐에 신중한 이유는 익명성이라는 그들에게 껄끄러운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는 거의 익명을 통한 자금 이동이 가능하고, 심지어 정부가 발행한 법정 화폐의 대안(그리고 위협)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기서 정부 당국자들의 관점에서 현상 유지 편향이 강하게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간단히 말해, 암호화폐가 정부와 규제 당국에게 상당한 골칫거리인 이유는 본질적으로 고도의 기술적인 전혀 새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점점 이 기술을 여러 다양한 예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적용해보고, 이를 통해 이전에는 절대 불가능했던 일을 하곤 합니다. 필연적인 과정입니다. 규제 당국은 이런 진보를 따라잡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또한 2017년 주류로 떠오르기 시작한 암호화폐는 소비자 금융 보호 관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았습니다. 암호화폐는 본질상 아직 기술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우며, 가격 변동이 심하다는 것이 시장의 인식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위험을 완전히 알지 못하고 암호화폐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계와 마찬가지로, 정부도 권위 편향(이 경우에는 당연한 일이겠지만)을 내보이며,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기술의 중요성을 이해하려고 들지 않습니다.

투자자의 반응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화"로 생각해야 할지, "자산 군"으로 대해야 할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것으로 생각해야 할지 모른다는 말입니다. 투자자들 대부분(적어도, 보다 목소리가 큰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한 가지는 자기중심적 편향이 발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암호화폐가 앞으로 세상에 미칠 영향에 비해 아주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든, 아니면 너무 고평가되어 있어 거품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든, 모두 자기 생각에 강한 신념을 갖고 있으며, 이 신념을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간은 신기술의 영향을 알아본 적이 거의 없었으며, 암호화폐가 승자가 될지 패자가 될 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인간은 미래의 발전 양상에 대한 자신의 예측을 너무 과대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암호화폐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지금으로선 알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솔직한 의견일 것입니다.

현재 수많은 이들이 이 기술에 매달려 연구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언뜻 본 것만으로 폄훼해서는 안 될 일이며, 계속 응원을 보내면서 과연 우리 삶을 나아지게 해 줄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이 최선일 듯합니다. (어느 암호화폐가 그렇게 될지, 또 과도한 가격 추측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결론

암호화폐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오직 시간만이 알려줄 것입니다. 암호화폐가 진짜라면, 지금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며, 향후 몇 년 안에 추가의 혁신과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다양한 그룹이 자신의 입장 마다, 또 그 입장에 숨어있는 인지적 편향에 따라 어떤 반응을 내보이는지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 지도 모릅니다.

<출처: Hackernoon, "Resistance to Cryptocurrency as Explained by Behavioral 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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