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다시 불붙고 있는 배터리 자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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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가 우리 시대를 한 마디로 정의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에 동력을 공급하고, 미래에 신재생 에너지를 더 잘 저장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또한 배터리에는 리튬과 코발트가 들어가는데, 이 두 광물은 우연히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 이들 나라에는 축복이어야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최근 채굴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실 관리와 부정부패가 과거의 악몽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이번 주가 바로 그랬다. 첫째,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인 콩고 민주공화국이 코발트에 대한 세금을 3배로 늘렸다. 이 조치는 스마트폰 가격을 높이고,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의 생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HSB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 자동차의 예상 시장 점유율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한다. 리튬과 코발트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격도 함께 상승했기 때문이다.

콩고 정부가 코발트 공급을 지배하면서, 정부에게는 훌륭한 캐시 카우 역할이 증명되었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발트 수출로 벌어들인 정부 수입에 거의 이들에게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콩고는 방대한 광물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국영 광산 회사 제카민(Gécamines)은 오랜 기간 부패 혐의를 받아왔다. 최근 이 회사는 그러한 혐의를 부정하면서도, 콩고의 광산에서 나오는 경제적 수익이 국민들에게 필요한 만큼 혜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번 주 콩고 정부의 움직임은 완전히 예상 밖의 일은 아니었다. 지난해 콩고는 코발트를 '전략 금속'으로 분류하고, 채굴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식민 세력이 콩고의 광물 자원을 착취했다. 현재의 국가 지도자들 역시 자국민들을 희생시켜도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애플과 삼성, 그리고 전기 자동차 업체 BMW 및 폴크스바겐은 코발트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콩고에서 운영 중인 광산 회사들과 직접 협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가운데 놓인 까다로운 콩고 정부를 배제할 수는 없었다.

광산 회사들은 캐나다와 나미비아를 대안으로 보고 있지만, 세계 코발트 매장량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콩고 정부의 입김을 당해낼 재간은 없어 보인다.

리튬 트라이앵글

남아메리카에서, 리튬이 풍부한 칠레, 아르헨티나 및 볼리비아를 포함한 안데스 지역의 "리튬 트라이앵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금까지 칠레는 낮은 생산비 덕분에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를 쉽게 앞지를 수 있었다.

1970년대 핵 개발 러시가 일어나면서 리튬의 역할이 중요해지지, 칠레 정부는 리튬을 "전략" 물자로 선언했다. 콩고가 코발트를 전략 금속으로 분류하기 몇 년 전이었다. 그 결과 현재 칠레에서는 단 두 회사만이 리튬 채굴권을 가지고 있고, 그마저도 생산량 제한이 걸려있다.

현재 리튬은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전략 물자가 되어있으며, 칠레가 개혁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르헨티나가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리튬 관련해서 아르헨티나에 급격한 투자가 증가했다. 이번 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모리시오 매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골디락스" 규제 환경을 선언하면서, 너무 심하지도, 또 너무 약하지도 않은 적당한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스페인의 금고를 은으로 채워줬던 볼리비아의 경우,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국가 주도 정책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이 나라를 떠났다. 하지만 세계 2위 리튬 매장량을 보유한 볼리비아는 테슬라의 주요 공급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록 충분한 전문 기술이 없는 국영 업체를 통해서는 게 모순되긴 하지만 말이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은 윤리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콩고 정부와 적극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볼리비아의 리튬 시장에도 접근하면서,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에 오르려는 포부를 분명히 나타내 보이고 있다.

이런 지정학적 문제에서 벗어나는 한 가지 방법은 지구를 벗어나는 것이다. 우주를 떠다니는 소행성들이 사실상 광물 덩어리이긴 하지만, 소행성을 잡으려는 시도는 아직 만화 영화에 나오는 일에 불과하다. 한편 일부 심해 광산 벤처업체들은,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저에 지각에서 광물을 캐내보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거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제한된 천연자원을 놓고 벌이는 경쟁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도전 과제였다. 미래 배터리 생산 경쟁은 아마도 이제 막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자료 출처: Quartz, "What really powers your smartphone and electric 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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