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손실 혐오는 비합리적인 행동이 아니다

image.png

"Thinking, Fast and Slow(번역서: 생각에 대한 생각)"에서 노벨상 수상자 대너얼 카너 먼 교수는 금융 시장에서 행동 편향의 일반적인 사례 하나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여러분은 동전 던지기 내기를 제안 받습니다.
동전의 뒷면이 나오면, 10만원을 잃게 됩니다.
동전이 앞면이 나오면, 11만원을 따게 됩니다.
이 도박은 매력적일까요? 여러분은 이 도박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편의를 위해서 수치를 단순하게 바꿨습니다.)

이 도박의 예상 이익은 5천원입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 대부분이 이 도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것을 시장에서는 보통 "손실 혐오"라는 사람들의 행동 편향 때문이라고 하며, 비합리적인 행동 중 하나로 봅니다.

커너먼 교수는 계속해서 "전문 위험 감수자(risk taker)"(소위 "트레이더")는 보다 더 합리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이 도박을 기꺼이 받아 들인다고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실을 혐오하는 "비전문가"의 이런 행동이 과연 비합리적인 것일까요?

무한한 자금을 가지고, 무한정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면, 매 회당 5천원의 이익을 기대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딩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에 한 차례의 동전 던지기만 생각해야 합니다. 만일 연속적으로 손실을 입게 되면, 자금이 바닥날 것이고, 그러고도 계속 게임에 나선다면 빚더미에 올라설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따라서 위 동전 던지기 게임이 매력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올바른 평가 방법은 자금의 예상 복리 성장률을 계산해 보는 것입니다.

100만원의 자금으로 게임을 시작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첫 번 동전 던지기의 기대 수익률은 0.005이며, 표준 편차는 0.105입니다. 문제를 단순화하기 매 회차마다 기대 수익률과 표준 편차가 같다고 가정합시다.

예를 들어, 어떤 시점에서 수익을 많이 올려 자금이 2,000달러로 두 배로 늘었다면, 회차 당 수익 220달러 또는 손실 200달러로 정해도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자금의 예상 성장률은 얼마일까요? 확률 미적분으로 계산해 보면, 회 당 -0.0005125입니다. 손실을 보는 게임이란 말입니다. 따라서 비전문가에게는 이 게임을 피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위험한 게임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손실 혐오는 합리적이며 행동 편향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원시 영장류 본능은 행동 경제학자들도 알 수 없는 진리를 알고 있습니다.

"시계열적 시각"(유한한 자금으로 게임을 하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 가면 자금이 바닥날 수 있다는 생각)이 아니라, "앙상블적 시각"(즉, 무한한 자금으로 게임을 무한정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볼 경우에만, 손실 혐오가 행동 편향처럼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실제 위험을 평가할 때, 앙상블 평균이 아닌 시간 평균을 취해야 합니다.

올레 피터스와 머리 갤만의 행동 경제학 논문에서 앙상블 평균과 시간 평균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을 논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학문적 관심을 넘어, 손실 혐오가 합리적이라는 점을 아는 것이 실제로도 중요합니다. 트레이더 라면, 평균 수익률에만 집중해서는 안되며, 위험이 복리 수익률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ㄴ^

<출처: QUANTITATIVE TRADING, "Loss aversion is not a behavioral bias">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자유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265 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 이야기 17편 - 중국음식의 기원 icon Work4Block 06-30 3,288
264 자유 게시판 KEEP!T History:주조화폐의 등장을 통해 보는 화폐의 특성 icon Work4Block 06-29 3,563
263 자유 게시판 월드컵과 세계 무역이 비슷한 이유 icon Work4Block 06-29 2,828
262 자유 게시판 벤처 캐피탈의 블록체인 투자 현황 -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 icon Work4Block 06-29 3,150
261 자유 게시판 KEEP!T History:거시경제의 이단아, 케인즈의 심장에 비수를 꽂다. icon Work4Block 06-28 3,854
260 자유 게시판 자녀보다 부모의 스마트폰 중독이 더 큰 문제 icon Work4Block 06-28 3,337
259 자유 게시판 믹스견들 icon Work4Block 06-28 3,138
258 자유 게시판 선형 경제에서 순환 경제로, 여기에 앞장서고 있는 이케아 icon Work4Block 06-28 3,404
257 자유 게시판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투자 이유와 보유 예상 기간 icon Work4Block 06-28 2,880
256 자유 게시판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싼 도시 icon Work4Block 06-28 3,140
255 자유 게시판 KEEP!T 블록체인 뉴스:6/27 - 프라이버시와 자유를 위한 암호화폐 그리고 비트코인의 한계 icon Work4Block 06-28 3,467
254 자유 게시판 영화로 전쟁사 읽기 : 세키가하라(2017) icon Work4Block 06-28 3,426
253 자유 게시판 박상기가 가상화폐를 찬성했다.manhwa icon Work4Block 06-27 5,508
252 자유 게시판 파레토 법칙과 블록체인 icon Work4Block 06-27 3,474
251 자유 게시판 KEEP!T Column 비트코인 채굴 날씨는 맑음? icon Work4Block 06-26 3,311
250 자유 게시판 우량주 vs. 싼 주식, 바람직한 투자는? icon Work4Block 06-26 2,939
249 자유 게시판 네덜란드 청소년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이유 icon Work4Block 06-26 3,079
248 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이야기 16편 - 민족 영웅 드라큘라?? icon Work4Block 06-26 3,249
247 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이야기 15편 - 반복되는 역사들 icon Work4Block 06-26 3,276
246 자유 게시판 월드컵 우승팀을 맞추려는 것은 시장을 이기려는 것과 같다 icon Work4Block 06-26 3,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