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KEEP!T 블록체인 뉴스:6/27 - 프라이버시와 자유를 위한 암호화폐 그리고 비트코인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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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T Today


안녕하세요! KEEP!T 입니다.


수요일의 스낵뉴스 지금 전해드립니다.



프라이버시와 암호화폐


[Coindesk] Privacy Is Vital to Crypto – And the Global Economy


방앗간 주인들이 방앗간에 들어오는 쌀 한 톨 한 톨마다 어느 논에서 자란 것인지 알게 된다고 해봅시다. 이렇게 된다면 아마 국내 곡물 유통 시장은 마비될 것입니다. 곡물 시장은 방앗간 주인들이 –쌀이 어느 논에서 자란 것인지 몰라도- 그저 중간 유통업자들이 넘겨주는 쌀을 받는 것으로 유지됩니다.

이런 유통 구조에 깊게 자리하고 있는 아주 전통적인 한 가지 원리가 있습니다. 바로 ‘대체가능성’ -혹은 대체성- 이라는 것인데요. 대체가능성이란 같은 종류의 물건이라면 하나의 그것이 다른 그것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위의 방앗간을 예를 들면, 서로 다른 논에서 길러진 쌀이라도 같은 쌀이기 때문에 방앗간 주인은 이 쌀알이 저 쌀알 대신에 들어왔더라도 알 길이 없고 그로 인해 별 신경도 안 쓰는 것이죠.

이 대체가능성이라는 원리는 보통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암묵적으로 약속되는 사실입니다. 상품의 뒷배경-혹은 역사-은 숨겨져 있기도 하지만 사실 잃어버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이죠. 이 원리는 재화(commodity)가 갖는 한 가지 특성이기도 합니다.

대체성은 화폐에서도 아주 중요한 원리입니다. 통화라는 시스템은 달러 하나가 다른 달러 하나와 완벽하게 대체될 수 있어야 합니다. 화폐가 정상적으로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이 화폐를 이용하는 이들이 본인들이 보유한 화폐의 역사를 알 수 없어야 하죠. 화폐란 재화를 이용해서 가치를 교환하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 재화의 대체성이 결여된다면 이 시스템은 붕괴될 것입니다. 또한 화폐의 대체성은 발언의 자유와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자유가 침해된다면 화폐의 기능도 잃어버리는 것이죠.


모든 것은 프라이버시 문제


여기서 프라이버시 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 돈이 언제 어디를 거쳤는지가 모두에게 밝혀지게 되다면 그 돈은 화폐의 기능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 돈은 그러면 화폐가 아닌 하나의 특정한 자산이 될 것이고 채권자 및 규제 기관에 의해 언제든지 압수당할 수가 있죠.

이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알다시피 비트코인은 모든 입출금 기록을 저장하고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마약이나 무기 밀거래를 위해서는 비트코인보다는 오히려 벤자민 프랭클린이 가득한 서류가방이 훨씬 나은 선택이죠.)

비트코인의 이러한 성질은 대체성에 대해 큰 의문점 던지게 만듭니다. 비트코인뿐만이 아니라 그 외에 무수히 많은 기타 블록체인 플랫폼과 알트코인들도 물론 예외는 아니고요. 이 암호화폐 경제의 신뢰도 문제와 블록체인 커뮤니티의 조직력을 위해서라도 코인들과 토큰들의 대체가능성은 확보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코인들이 자발적으로 해당 프라이버시 이슈에 대해서 언급을 해야겠죠.

비트코인의 이런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려는 암호학적 시도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기반의 지캐시, 링 서명(ring signature)방식의 모네로, 혹은 비트코인 믹서 등이 그 예시입니다만 이들의 가치를 둘러싼 논란들은 ‘프라이버시 보존은 인간의 권리이다’파와 ‘프라이버시 보존은 범죄의 위험을 높인다’파 식의 단순한 논쟁으로밖에 비춰지지 않았습니다.

허나 이러한 시도들을 실제로 하고 있는 암호학자들은 이런 논쟁 따위는 뛰어넘은 보다 더 중요한 논점을 제시하곤 하죠. 그것은 바로 암호화폐의 ‘화폐성(moneyness)’을 위해서라도 프라이버시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달러가 아직까지 완벽한 대체성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아래에는 아주 엄격한 자금세탁방지법이 기반하고 있다는 것도 인지해야 합니다.


프라이버시 결여의 문제


1970년에 재정된 미국의 Bank Secrecy Act (BSA)로 인해 고객들은 은행과의 거래를 위해 그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했어야 했습니다. BSA는 곧 ‘마약과의 전쟁’에서 미국정부의 좋은 무기가 되었죠. 그리고 그 법의 기초가 되는 원칙들은 현재까지도 우리 금융 시스템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자금의 출처를 추적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정부의 규제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유엔 마약 범죄 사무소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2조 정도가 세탁이 된다고 합니다. 이는 세계 GDP의 5%나 달하는 수치라고 하네요. 이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답변은 감시를 늘리고 조건사항을 더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규제를 강화할수록 자금의 흐름은 정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특히나 선량한 이들의 자금이요.

2008년의 금융위기와 마약 카르텔과 연루된 은행들에 대한 벌금 사건이 있은 후 은행들에게는 KYC에 대한 요구조건이 큰 비용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 조건에 대한 비용 때문에 합당한 사업을 운영하려다 포기하는 이들도 많아졌고 캐리비안 인근의 국가들이 특히나 이 문제로 곤욕을 겪었습니다.

은행들은 여전히 제 기능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하여튼 정부의 이런 규제는 세계 금융 시스템의 대체성을 감소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하마에서는 은행의 인증을 거치지 않은 개인의 1달러가 미국 은행의 인증을 받은 1달러 보다 가치가 더 떨어진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의 한계


비트코인은 위의 문제에 대해서는 좋은 해결책이었죠.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개인정보도 요구되지 않으니까요. 그저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공개키를 생성하기만 하면 됐습니다. 금융 인프라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솔루션이었습니다.

허나 비트코인은 대중들에 의해 널리 쓰이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비트코인을 그들의 화폐로 교환해야 했습니다. 비트코인이 영구적으로 원장을 기록하는 특성 및 비트코인 지갑들과 거래소들이 KYC 규제를 따르게 됨으로 이제 모든 비트코인 거래는 추적이 가능해졌습니다.

암시장 웹사이트인 실크로드(Silk Road)의 창립자로 알려진 로스 울브리히트(Ross Ullbricht)가 검거되었을 때 그가 소유했던 비트코인도 함께 압수되었습니다. 이 비트코인을 첩보부의 요원들이 몰래 빼돌리려는 것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도 비트코인이 다 이렇게 추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비트코인은 대체가능성이 결여된다는 문제점도 위의 사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FBI는 해당 비트코인을 경매를 위해 내놓았는데 그때 호가가 당시 거래소의 시세보다도 높은 금액이었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그건 바로 해당 비트코인은 이미 FBI에 의해 검증이 된 코인들이고 다시 정부기관에 의해 압수될 위험이 적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대체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사람들이 이를 화폐로 이용하기 보다는 자산처럼 오래 보유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트코인을 물건을 사는데 쓰지 않는다면 이는 화폐로서는 실용성이 떨어지는 것이죠.


프라이버시 = 자유 = 건강한 경제


허나 정부도 이미 달러로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암호학자들이 프라이버시 문제만 어떻게 해결해 준다면 이는 단순히 암호화폐 경제를 넘어서 전 세계 경제에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자유라는 가치에도 한 발 더 내딛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죠.

프라이버시라는 것은 단순히 화폐의 대체성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유라는 가치에 기반이 되는 개념입니다. 훗날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모두 디지털로 이루어지는 시대가 온다면 프라이버시와 자유라는 두 가치가 한 경제 시스템이 얼마나 쉽고 간결하게 거래가 이루어지는지 판별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중국을 예를 들자면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페이를 선두로 디지털 결제 시장이 급격하게 확장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고 곧 다른 국가들도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두 노력하고 있죠. 하지만 중국 정부가 디지털 결제 시장에 신용 제도와 같은 규제를 더하면서 이용자들의 이용 경위를 추적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또한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가 될 수 있죠.

개방적인 경제구조냐 폐쇄적인 경제구조냐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인가? 라는건 현재의 논란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프라이버시를 위해 애써주는 암호학자들을 위해 응원을 보내줘야 하겠습니다. 그들은 인권을 지켜내고 그 안에서 자유로이 거래가 가능한 미래의 디지털 경제 인프라를 짓고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이상 오늘의 스낵과 같은 뉴스를 마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Trav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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