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자국 편향에 빠지면 안 되는 이유 - 그리스의 사례

2008년 가을의 금융 위기는 평생처럼 느껴졌지만, 이후로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았다. 2008년 9월 말 금융 기관들은 사업을 중단했고, 파산 신청을 했으며,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서로 합병을 진행했다.

당시 시점에서 펀드의 성과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나빴으니까(우량 채권과 현금 말고는). 모두 다음에 벌어질 일을 알고 싶어 했다. 은행에 둔 현금을 가능하면 전부 찾으려는 사람이 많았고, 뱅크런 사태가 진짜 벌어질 판이었다.

의회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구제 계획이 옳은지 토론하고 있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돈을 풀지 않으면,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순간에도 점점 더 불황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나중에 취소해야 할 일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금융 위기로 인한 불황은 전에 없이 끔찍했다. 일각에서는 언젠가 전체 시스템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어쩌면 언젠가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

미국이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지 않았다면, 그 후에 더 심각한 대공황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났을 수도 있다. 미국 경제는 훨씬 성숙하고 역동적이며 다각화되었으며, 시장은 보다 전문화되었고 연준이 최후의 대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은 1930년대보다 훨씬 더 커졌다.

그리고 금융 위기 동안 느꼈던 것만 큼 나쁘게, 대공황은 (경제적 영향은 말할 것도 없고) 시장 변동성이라는 측면에서 이질적이었다.

1929년에서 1933년 사이, 미국 주식 시장은 13차례나 월간 두 자릿수 하락을 겪었다. 한 달에 20% 이상 주가 하락한 경우도 세 차례나 있었다. 최악의 상황은 시장이 거의 30%나 하락한 1931년 9월이었다.

반면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월간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한 경우는 두 차례였다(2008년 10월과 2009년 2월).

1932년 3월, 4월 및 5월 3개월 동안 주가는 12%, 20% 이어 추가로 22% 하락했다. 이 3개월 동안에만 주가는 45% 하락했고, 2007~2009년의 전체 하락에 거의 버금갔다.

시장에서 절대라는 말은 해서는 안 되지만, 앞으로 미국에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역동성, 다각화 및 성숙도가 낮은 다른 국가에서도 이와 유사한 시나리오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

실제, 현재 그리스는 미국 대공황 시절보다 더 심각하게 하락해 있다. MSCI 그리스 지수의 현재 모양은 다음과 같다.

image.png

그렇다. 현재 그리스 주가 지수는 금융 위기 이전 최고점 대비 97%나 폭락해 있다. 2019년 지금까지 36% 상승했는데도 상황이 이렇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지수의 편입 종목 수는 단 32개에 불과하며,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이 65%나 된다.

경제 성장 징후와 유럽 ​부​채 위기가 고조된 이후 채권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그리스의 상황은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는 금융 위기 이후 몇 년 동안 마이너스(-) 경제 성장을 보였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계속해서 GDP가 하락했다.

미국에서 대공황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미국만 한 우위를 갖추지 못한 작은 신흥 경제에서는 확실히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특히 미국 이외 국가의 투자자들은 자국 편향에 빠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오류에 빠져서는 안 된다.

자료 출처: A Wealth of Common Sense, "Will We Ever See Another Great De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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