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환율전쟁과 환투기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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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지속될 경우 한 나라의 경제는 풍전등화(風前燈火) 상태에 놓일 수 있다. 한편 경제성장이 가계부채라는 빚더미에 기댄 점과 서민지갑을 털어 외국인과 대주주의 주머니로 흘려보낸 점 등 불편한 진실을 평범한 서민은 잘 모른다.

  • 살벌한 환율전쟁

환율시장에는 금융테러가 존재한다. 세계 곳곳에선 크고 작은 내전이 벌어짐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포화와 비명으로 가득 찬 절규 속에서 상실감과 전쟁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어떤 군사작전보다 파괴적인 게 환율전쟁이다. 국제금융시장은 뉴욕, 홍콩, 서울 등을 오가며 살벌하게 벌어지는 시간싸움터다. 경제는 총칼과 소리 없는 전쟁이며 환율은 핵폭탄과도 같은 가공할 위력을 지닌다.

  • 투기세력 재등장

환율은 교역당사국인 양국의 통화교환비율을 의미하지만 한 나라의 경제체력을 나타내기도 한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춘 환투기세력이 종전보다 더 강력한 무기를 갖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활동을 재차 시작한 시점은 작년 3월 美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나서다.

주도적인 환투기세력으로 작용하는 헤지펀드 설정액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지만 레버리지 비율(증거금에 대한 총투자금액)은 Volker Rule 규제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리즘에 의한 프로그램매매로 활동이 더욱 자유로워지고 공격시점도 잘 포착한다.

  • 신흥국통화의 공격

작년에 환투기세력이 중남미통화를 시작으로 중동과 아시아권 통화로 공격대상을 이동하면서 통화약세에 베팅한다. 이럼에 따라 아르헨티나 등은 금리인상으로 버티다가 결국에는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救濟金融)을 신청한다. 브라질, 터키, 파키스탄, 이란, 스리랑카, 인니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편 中위안貨도 1달러=7위안 선이 붕괴 위험을 느낄 정도로 환투기세력의 집요한 공격에 시달린다. 그러나 막대한 외환(3조$=3,350조원)을 갖고 있는 中외환당국의 적극적인 환율방어로 위안화 약세베팅에 환투기세력은 실패한다. 요즘은 1$=6.7위안대이다.

  • 선진국통화의 공격

환투기세력이 선진국 통화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1990년대 초반 조지 소로스가 英파운드貨를 공격한 이후 처음이다. 작년 하반기(10월) 美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일본도 환율조작에서 피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오자 환투기세력이 곧바로 엔화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경기실상과 통화가치가 따로 노는 악순환 국면의 차단으로 日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마지막 방안이 아베의 경제

정책이다(일명 아베노믹스). 2012년 말부터 아베정부는 발권력까지 동원해 인위적으로 엔저를 유도 즉 환율을 조작해 경기를 부양시켜 큰 성과를 본다. 지금도 완화정책을 지속한다. 일본은 엔화표시 채권을 자국민이 96%를 갖고 있다. 이는 어떤 원인으로 저축률 급락 등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국가부도 위험이 희박(稀薄)하며 그만큼 엔貨는 안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한국통화 공격여부

환투기세력이 인접국인 中위안貨, 日엔貨를 순차적으로 공격하고 나서 다음 표적이 韓원화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엔화처럼 원화절상을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 1990년대 日경제처럼 불황形 경상흑자를 많이 갖고 있어 對韓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원화강세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투기에 의한 원화절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韓경제도 원고의 저주(咀呪)에 시달릴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韓경제 상황에 맞게 불황形 경상흑자가 시정돼야 美통상압력이 줄어들고 경기침체 우려도 줄어든다. 한국은 올해와 내년에도 600억$가 넘는 흑자를 예상한다. 1990년대 후반과 같은 원화약세에 대한 투기세력의 베팅은 한국의 외환보유액(5,000억$ 수준)이 충분해서 방어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기관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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