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KEEP!T Column: 의료보험과 블록체인

이 컨텐츠 출처는 KEEP!T (https://steemit.com/@keepit)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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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가장 안타까운 사건 중 하나였던 이대목동병원 사건은
구조적인 문제가 얽혀있는 의료계의 한 단면을 보여줬습니다.
이와 연관되어 이슈가 된 국민건강보험 심사평가원(familydoctor님 의 글 참조)의 기준들도 재조명을 받기도 하였죠.

그렇습니다.

오늘은 의료보험을 다룹니다.

2007년 마이클 무어가 만든 영화 식코(sicko)를 보신적이 있나요?

식코.jpg

민영의료보험이 전부인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상상하기 힘든 기괴한 사건 몇가지만 다루면

보험사 의료 고문들은 보험 거부처리 비율이 높을 수록 더 많은 보너스를 받기도 하고,

보험회사가 보험료 지불을 거절해, 병원에서 갚을 능력이 없는 노인 환자를 내다 버리는 일도 있고,

잘린 두 개의 손가락을 붙이는 수술 비용이 손가락의 중요도에 따라 각각 달랐고 (1만 2천 달러, 6만달러), 싼 손가락은 붙이고 비싼 손가락을 버리는 일도 있죠.

이 민영 의료보험의 가격은 너무 비싸기에 개인단위로 가입하기가 어려워,
미국에서는 직장을 구하는데 의료보험이 아주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강보험이 당연지정제 이기에 이런 과도한 보험비용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수가와 관련된 수많은 삭감들이나 비보험 진료에 대한 문제들은 산적해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거대한 비용 속에 녹아들어 있는 비효율들을 좀 살펴 보아야 합니다.

필요한 서류가 너무 많고 복잡하다.

보험금 청구 방법은 가입한 보험상품, 회사에 따라 모두 제각각인데다가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보험금 청구서
신분증
통장사본
입퇴원확인서
진단서
수술확인서
진료비
영수증
비보험진료 내역서
등등...

이며, 이마저도 병원과 보험사 마다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고령환자 등 사회적 취약층에서는 보험 청구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급 기준이 복잡하다.

보험서류를 다 준비해서 제출했다 하더라도, 각각의 지급 기준이 너무나 복잡합니다.

약의 경우만 해도 사용허가와 관련하여,
사용이 가능한 병과 아닌 병,
사용이 가능한 병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상황과 아닌 상황,
사용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사용 횟수나 양에 따라 달라지며

이를 의료 전반에 확장하면 어마무시하게 복잡한 체계가 됩니다.

심지어 이 판단 과정에서 주관이 개입되며 모호해지기에
부당하게 주게 되거나, 부당하게 주지 못하는 경우에 벌어지는 소송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복잡한 기준을 이용한 부당청구

보험연구원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한 해 보험사기 적발 규모는 약 4조 5천억원입니다.
현재의 의료 정보 시스템 속에서는 환자가 직접 제출하기에 자료의 위변조가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직무담당자까지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누수된 보험료는 다른 필수 의료의 보험료를 삭감하는 등 또다른 피해로 돌아오게 됩니다.

너무나 복잡하고 비용도 거대하기에,
보험사들은 점차 대형화 되어가고

신규 사업자들의 진입이 어려우니,
특정 보험사들의 횡포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수많은 사소한 문제들은 산적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두된 기술이 바로 인슈어테크 (Insurtech = insurance + technology)입니다.

인슈어 테크는 4가지 주요 기술로 발전 중인데요,

인공지능(AI)
보험의 판별 기준 중 모호한 영역의 부분을 사람의 주관적 판단이 아닌 비교적 일관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AI를 활용해서 비용을 낮추는 시도를 하기도 하며,

빅데이터
AI를 구현하기 위해 지금까지 보험 청구과정, 기준 등을 다 종합하여 현황을 분석하고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자료를 쌓아올립니다.

사물인터넷
기초자료들의 수집을 자동화하는 기기로써, 사람이 입력하면서 누락이 생길 수 있는 수많은 자료들 (혈압, 혈당 등)을 자동으로 입력하게 해줌으로써 빅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기초 기술이 됩니다.

여기까지는 보험산업의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블록체인 
의무기록의 분산원장화로 조작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투명하게 하며,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자동 지급될 수 있도록 한다.

블록체인의 경우는 현재의 보험업계와는 달리 완전히 다른 판을 짜게 될 것으로 생각되며
거대보험회사들의 경우 블록체인 특허 괴물이 되기 위해 분주하게 노력중입니다.

블록체인이 가져올 변화는 대단히 다양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보험을 스마트 컨트랙트로 만들어 극적으로 비용을 감축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보생명이 선수를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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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from fntimes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수납을 하면
병원에서 보험회사로 의무기록 제출과 보험금 청구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하며,
이는 위의 3가지 문제점 (복잡한 제출 서류, 복잡한 심사과정, 부당청구 문제)을 한 번에 해결합니다.

또한, 한 보험회사에서 본인인증이 이루어지는 경우 다른 보험회사에서는 별도의 인증이 필요가 없어집니다.
즉, 같은 서류를 여러번 떼거나 보험회사 별로 다른 서류를 준비하는 수많은 불필요한 절차가 사라지게 되며
부대비용의 감소로 이어집니다.

P2P (peer-to-peer) 보험을 활성화 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보험사업으로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수많은 틈새시장이 열림을 의미하며,
틈새 시장속 보험회사의 역할이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Dynamis라는 회사에서는 P2P보험을 내놓았습니다. 주된 특징을 살펴보면,

  • 지인들 간에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상호 보장하는 형태로, 스마트 컨트랙트로 신뢰를 증대하는 모델입니다.
  • 계약자들이 서로 위험을 분담하기에 보험의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 지인들을 중심으로 형성하기에 기간이 짧고, 지급 심사가 간단한 보험에 적용해 왔습니다.
  • 블록체인을 통해 네트워크 참여자간 신뢰가 증가하기에 P2P 보험의 규모도 커지고 대상 보험 종목도 다양화가 가능해 집니다.

즉, '계'를 N'보험화'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한 수많은 틈새시장의 창출이 기대되며 이를 위한 플랫폼 싸움의 각축장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또한, 작고 저렴하고 자동화된 보험 상품들이 증대되면서
맞춤 보험의 개념은 점차 중요해 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찌보면 보험설계사의 역할이 더 커질 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파괴적인 변화들은 저희가 모르는 사이에 시스템 부문에서 부터 잠식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기저에 블록체인이 도는 것을 잘 모르는 것 처럼,
어느 새 주변의 모든 시스템들은 블록체인으로 돌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가 복잡하지 않고, 공정하게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거라 희망적인 예상도 해보지만,
혹은 극도로 복잡성이 증가하기에 중간에 있는 보험브로커들의 입김이 거대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블록체인이 가져오는 의료계의 변화는 계속됩니다.

DS

참고자료

http://www.kiri.or.kr/pdf/전문자료/KIRI_20170919_183459.pdf

https://www.cognizant.com/whitepapers/blockchain-a-potential-game-changer-for-life-insurance-codex2484.pdf

https://brunch.co.kr/@medibloc/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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